콘텐츠 바로가기

레일광장 RAIL SQUARE

  • home
  • 레일광장
  • 철도여행

철도여행

  • 제목물과 산이 어우러진 절경, 원주 간현관광지-중앙선 간현역
  • 등록자관리자
  • 등록일2009.11.20
  • 조회수689

3-1.jpg

두 가지 얼굴을 가진 여행

비수기의 간현관광지 주차장은 한산하다. 한 번에 삼백 대를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이지만 띄엄띄엄 주차되어 있는 몇 대의 차들이 고작이다. 간현관광지 또는 간현유원지, 유원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다. 바다로 치자면 겨울 바다 같은 분위기다.

어쩌면 이런 곳으로 여행을 온다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단어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이리저리 사람들에 치여 가면서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고 기념품을 사는 여행이 있는가 하면, 사람의 흔적이 없는 곳을 혼자 걸으며 풍경 속으로 조용히 시선을 던지는 여행도 있다. 비수기의 간현관광지로 떠나는 여행은 아마도 후자에 속할 것이다.

 

 굽이를 돌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

유원지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치악산 한우를 파는 식당을 시작으로 단층 건물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식당을 겸한 민박집들이다. 여느 관광지와 다를 바 없는 풍경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섬강의 지류 삼산천, 바로 간현관광지를 있게 한 바로 그 물이다. 길은 이 물을 따라 뱀처럼 굽이굽이 안쪽으로 이어져 있다. 길이 절벽으로 막힌 곳에는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를 건너면 다시 길이 시작되고, 길이 막힐 때마다 다리가 나타난다. 유원지의 가장 안쪽까지 가려면 도대체 몇 개의 다리를 건너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다리를 건널 때마다 풍경은 허물은 벗는다.

물이 적은 늦가을인데도 물빛이 아름답다. 여름이면 이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겼을 것이다. 그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강가에 텐트를 치고 물이 얕은 곳마다 사람들이 모여서 웃고 떠들며 물장구를 친다. 그리고 햇빛에 빛나는 절벽... 절벽이 불쑥 튀어나온 굽이마다 강은 넓게 퍼지면서 천천히 흐른다. 강은 한 줄기지만 그곳에는 모래밭도 있고, 갈대숲도 있고, 자갈밭도 있다. 천천히 걸으며 이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것만으로 충분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간현관광지의 백미는 따로 있다.

 

간현관광지의 백미는 소금산에서

유원지의 초입에서 매점과 민박집을 따라 걷다 보면 한쪽에 등산로가 나타난다. 소금산으로 향하는 등산로다. 유원지에 와서 무슨 등산이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소금산은 343m에 불과한 낮은 산이다.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평소에 산을 다니지 않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소나무들 사이로 천천히 걷다 보면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정상에는 벤치도 있고 간단한 운동기구도 있어서 마치 동네 뒷산에 오른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시시하다는 생각에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면 소금산 최고의 절경을 놓치게 된다.

괜히 다른 길로 내려갔다가 엉뚱한 곳에서 헤매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정상에서 반대쪽으로 내려가도 다시 간현유원지다. 이 하산길로 조금만 가다 보면 문득 주위의 풍경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무들 사이로 얼핏얼핏 넓은 들이 내려다보인다. 탁 트인 곳에서는 분명 ‘꽤 멋진 경치네’ 하고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될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내려가다가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간현유원지의 전경이 펼쳐진다. 자기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올 정도로 멋진 경치다. 하산길은 짧으니 그 자리에서 한동안 경치를 즐겨도 시간은 충분할 것이다.

 

3-2.jpg 하산길에 펼쳐지는 절경

절벽을 끼고 뱀처럼 꾸불꾸불 흐르는 강, 강을 건너기 위해 수도 없이 놓인 다리들, 푸른빛의 침엽수와 하얗게 빛나는 모래밭... 능선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진 풍경이 아니라 절벽 아래로 곧장 펼쳐진 풍경이기 때문에 그 느낌이 여느 산의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그리고 문득 터널에서 튀어나오는 열차도 놓칠 수 없는 묘미다. 열차는 다리를 건너 산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다시 튀어나와 한 번 더 다리를 건넌 다음 발밑으로 사라진다. 마치 장난감 열차를 가지고 노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 놀이를 즐긴 다음이라면 산을 내려와도 아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산길은 절벽을 곧장 내려가는 코스가 있어서 조금은 주의를 해야 한다. 경사가 거의 70~80도에 가깝다. 물론 철계단으로 안전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난간을 잘 붙잡고 내려가면 어려울 것은 없다. 그 코스만 지나면 계단의 경사도 점점 낮아진다. 내려가는 내내 간현유원지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좋다. 산을 오를 때보다 시간이 절반은 단축된다.

 

피서지로만 남기에는 아까운 간현관광지

산을 다 내려오면 유원지의 가장 안쪽에 도착하게 된다. 넓은 모래밭과 갈대숲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열차가 지나가는 철교와 사람이 지나가는 멋진 다리가 있다. 바로 영화 <구타유발자들>을 찍은 장소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곳을 배경으로 얘기가 진행된다. 아마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도대체 저곳이 어딜까?’ 궁금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인간의 추악함과 대비되는 그 아름다운 자연, 간현유원지의 절경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세트장.

간현관광지는 여름 한철의 피서지로만 남기에는 너무 아까운 곳이다.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고 물놀이를 하고 야외 공연을 관람하는 여름날의 유원지도 분명 즐거움으로 가득할 것이다. 하지만 다리 위에 서서 조용히 흐르는 녹색 강물을 바라보거나 소금산에 올라 바람을 맞으며 절경을 감상하기에는 오히려 비수기가 낫다. 세상에는 여름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 못지않게 겨울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홀로 또는 단 둘이 떠나는 여행, 번잡한 소음이 사라진 뒤의 고요가 두렵지 않은 사람이라면 어느 날 문득 기차를 타고 간현역에 내려도 좋을 것이다.

 

간현관광지 여행 Tip

기차로 가거나 자동차로 가거나 교통은 편리하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영동고속도로 문막IC에서 빠져나와 42번 국도를 타면 된다. 간현관광지까지 표지판이 곳곳에 있어 길찾기도 쉽다. 고속버스를 이용할 경우 원주에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간다. 철도를 이용할 경우 간현역에 내려 1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한다. 고속버스 문의 033-744-4181

 

 기차타고 가는 길

청량리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간현역에 내리면 되는데 상행과 하행 모두 하루에 7차례 운행한다. 간현역에서 청량리역으로 가는 마지막 기차는 오후 7시8분이니 유의할 것. 앞으로 기차가 운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간이역이니 철도를 이용하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간현역 033-731-7788 원주역 033-746-7544

 

2-2.jpg 다른 볼거리

간현관광지 내에는 암벽등반을 즐길 수 있는 간현암이 있다. 초등학생부터 외국인까지 수많은 클라이머들이 찾는 곳이라 언제든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다. 아찔한 절벽을 오르는 클라이머들의 역동적인 동작을 쫓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 있게 된다.

 

간현관광지 맛집

주차장에서 바로 보이는 우리소 한우직매장은 관광지 내에서 가장 크고 시설이 좋은 식당으로 치악산 한우를 직판하는 곳이다. 식당과 함께 있는 정육점에서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구입한 다음 상차림비 4천원을 내고 구워 먹을 수 있다. 물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도 있다. 신선한 육회비빔밥과 구수한 국물의 갈비탕은 8천원이며 진하게 우려낸 곰탕은 6천원이다. 우리소 033-747-4714

길을 따라 곳곳에 늘어선 집들은 민박과 식당을 겸하고 있다. 대부분 매운탕을 전문으로 하는 집들인데 제일 작은 것이 2만5천 원부터 시작한다. 수조에는 싱싱한 민물고기들이 항상 대기중이다. 닭도리탕이나 오리백숙을 파는 집들도 있다. 문정매운탕 033-732-4959 시골집 033-732-9541 통나무 033-732-0545

글·사진 류정우 기자 deep_sea_diver@hanmail.net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