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위례신사선' 민자사업 포기..."저가투찰ㆍ공사비 상승에 발목"
"사업 추진 동력 상실"...우선협상대상자 GS'컨'과 협상종결
서울시, 민자ㆍ재정 '투트랙' 전략...사업 정상화 총력
신림선 열차 주행 모습. 서울시 경전철 중 우이신설선과 신림선 도시철도는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ㆍ개통했다. 현재 동북선 경전철이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 중이다. (=자료사진) / 철도경제
[철도경제신문=장병극 기자] GS건설이 위례신사선 민간투자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하고 발을 뺀다. 서울시는 민자ㆍ재정 동시 추진 전략으로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겠단 방침이다.
10일 서울시는 GS건설 컨소시엄(강남메트로주식회사)에 부여했던 위례신사선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지위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시는 민간투자사업 재주친을 위한 '제3자 제안공고안' 마련 및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변경절차를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3호선 신사역을 잇는 경전철이다. 지난 2014년 5월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민간투자사업으로 반영됐다.
위례신사선 민간투자사업을 시에 최초로 제안한 곳은 GS건설이었다.
시는 지난 2018년 11월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KDI PIMAC)로부터 민자적격성조사결과를 통보받고, 제3자 제안공고를 통해 2020년 1월 GS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실시협약안을 마련하는 등 GS건설컨소시엄과 협상을 진행했다. 지난 2022년 8월에는 실시협약 직전 단계인 '가협약'까지 맺었다.
"자재값 급등에 금리인상...민간서 사업비 증가분 감당못해"
신림선 전동차. 민간투자사업자 제안서에 따르면, 위례신사선에도 고무차륜형 전동차(K-AGT)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자료사진) / 사진-=서울시
하지만 사업은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채 지지부진했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돌발변수도 생겼다.
GS건설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협상이 계속 진행했다"며 하지만 "그사이 자재값이 너무 많이 올랐고, 시간이 지나면서 매년 공사비도 상승해 이를 반영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고, 그동안 기재부에 2차례 사업비 인상을 요청했지만,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사업이 지연되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컨소시엄 구성사와 출자자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주관사로 참여한 GS건설만 마지막까지 협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4년 전, GS건설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업계 간 경쟁구도가 성립하면서 저가로 투찰했던 것도 협상 지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3자 제안공고'를 내기 전, 최초 사업제안자였던 GS건설이 위례신사선 사업 수주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초 제안자는 평가에서 5%에 가점도 부여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9년 7월 공고를 낸 후 11월까지 사업제안서를 제출받은 결과, GS건설컨소시엄을 포함해 5개 컨소시엄이 뛰어들었다. GS건설 관계자는 "당시 1조 원대에 달하는 위례신사선 사업 수주를 위한 경쟁이 심화되면서, GS건설컨소시엄도 투찰가격(사업비)을 낮출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오세훈 "또 사업자 나타날 수 있단 기대...여의치 않으면 재정투입"
재정사업으로 전환할 경우, 민간투자사업보다 약 3년 가량 착공이 늦어질 수 있다. 이에 시는 위례신사선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서 우선 민간투자사업으로 재추진하되, 사업자가 없을 경우에 재정사업으로 바꿀 계획이다.
시는 "민간투자사업 재추진을 위한 제3자 제안공고문 재검토를 진행하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협상해야 할 내용을 최대한 공고문에 담아 공고함으로써 협상 기간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위례신사선을 민간투자사업으로 재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보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례신사선 민간투자사업자를 다시 찾아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한 후 공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현재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며 "다만,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면, 민자사업보다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건설사에선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로 발주할 건지, 아니면 공구별 기타공사로 발주할 건지를 두고,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오세훈 시장은 11일 오전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유정인 시의원의 질의에 "GS측은 더이상 위례신사선 사업에 들어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받았다. (민간사업으로) 추진해보고 여의치 않은 경우 재정을 투입하는 것으로 순서를 잡고 있다"며 "최근 상황을 들어보니 또 사업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윤종장 시 도시교통실장은 "오랜 시간동안 교통 불편을 감내해가며, 학수고대해왔던 지역 주민들의 염원을 잘 알고 있다"며 "위례신사선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최우선적으로 고민하면서도, 안정적인 시행 방안도 병행해 검토하고 있는 만큼, 사업 추진에 더욱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철도경제신문(https://www.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