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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만원 싼 부전-청량리 KTX-이음... "연말부턴 3시간 45분만에"
  • 출처철도경제신문
  • 등록일2025.07.01
  • 첨부파일
만원 싼 부전-청량리 KTX-이음…"연말부턴 3시간 45분만에" [기획]
[표 구하기 힘든 고속열차, 해법을 찾아라-④]
지난해 12월 중앙선 완전 개통, 최고 시속 250km급 개량
부전-청량리 KTX-이음 투입, 하루 왕복 6회…4시간 걸려
"KTX 다니는 줄 몰랐다…부산역 안가고 부전역서 탈 것"
중앙선 KTX 승객 중 부전-청량리 5.6% 불과...원주역 1위
부전역, 서면·동래 접근성 상승... "주요 도심 이동 편해"
청랑리역, 서울 동북·경기 북부서 가까워 "경쟁력 있다"
KTX-이음 14대 추가 도입 순항, 초도편성 4개월 조기 인도
코레일선 중앙선 KTX-이음 증편 계획, 운행횟수 왕복 18회


2024년 한 해 동안 고속열차를 이용한 승객은 약 1억 1천만 명. KTX는 하루 평균 23만 4천 석, SRT는 5만 3천 석을 공급하고 있지만, 좌석은 늘 부족하다. 이제 '예매 전쟁'은 일상이 됐다. 고속차량을 더 사서 운행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 고속선 인프라를 확장·개선하고, 운영 기술도 '업그레이드'하는 등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철도경제신문>은 고속열차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와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다뤄 본다. / 편집자 주

지난달 25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부전역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부전-청량리 구간을 운행하는 'KTX-이음'에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이 노선에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KTX-이음이 다니고 있다. 아직 운행 횟수는 많지 않다. 하루에 왕복 6회(상행 3회, 하행 3회) 수준이다.

부전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동해선을 따라 태화강, 경주를 지나 중앙선 영천, 의성, 안동, 영주, 단양, 제천, 원주를 거쳐 청량리역에 도착하는데 약 4시간(최소 3시간 56분)이 걸린다.

부전-청량리를 오가는 열차가 없었던 건 아니다. 중앙선 고속화 개량 사업을 하기 전에도 무궁화호와 같은 일반 열차가 다녔다.

중앙선은 1942년 개통한 단선 철도다. 해방 이후 1970년대에 석탄·시멘트 등 천연자원을 수송하기 위해 청량리-영주 구간만 전철화했을 뿐, 시설 개량에 크게 투자하지 않았다.

선형이 좋지 않은 중앙선에선 열차가 속도를 낼 수 없었다. 부전-청량리 간 무려 8시간이 넘게 걸렸다. 당연히 도로보다 경쟁력이 없었다.


지난 25일 오전 11시 9분에 부전역을 출발해 청량리역으로 가는 KTX-이음이 승강장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2025.6.25 / 철도경제

정부는 1990년대부터 중앙선 개량사업을 추진했다. 2010년 청량리-덕소 구간을 복선 전철화해 개통했고, 이 구간에는 경의중앙선 전동차도 운행했다. 2021년 1월 4일에는 원주-제천 구간을 시속 250km급 선로로 복선 전철화했다.

이날부터 KTX-이음이 첫 운행을 시작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첫 행보로 중앙선 원주-제천 복선전철화 개통식에 참석하고, KTX-이음을 직접 시승하며 "우리에게 도로가 20세기 경제발전의 동력이었다면 21세기 경제와 사회 발전의 대동맥은 철도"라고 강조했다.

이후에도 중앙선 고속화 개량사업은 속도를 냈다.

같은해 영천-경주 구간을, 지난해 12월 19일에 도담-영천 구간 개량 사업까지 매듭지으면서 중앙선 청량리-경주 간 328km에 이르는 전 구간을 최고 시속 250km급으로 복선 전철화했다.

중앙선과 이어지는 동해선 부전-경주 구간도 앞서 2021년까지 개량 사업을 마쳤다. 2016년 12월부터 부전-일광 구간에, 2021년 12월부터 일광-태화강 구간까지 광역전철이 투입돼 운행하기 시작했다.

"부전-강릉 열차는 아는데…부전-청량리도 KTX 다녔나요?"

82년 만에 중앙선 전 구간을 시속 200km~250km급 복선 고속전철로 완전 개통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부전-청량리 간 433km에 이르는 노선을 다니는 열차 운행시간이 절반으로 줄면서, 타 교통수단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표를 구하기 어려워 '예매 전쟁'을 치루는 부산-서울 간 경부고속선 KTX를 이용하지 않고, 1시간 정도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부전-청량리 간 KTX-이음을 타려는 승객이 있을까?

'중앙선 KTX-이음'이 부산-서울 간 '경부고속선 KTX'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해 봤다.

열차를 타기 전 먼저 시민들을 만났다. 부전역 인근 부전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70대 남성은 "부전-청량리 간 KTX-이음을 잘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남성에게 부산-서울 간 KTX를 타지 않고, 부전-청량리 간 KTX-이음을 이용할 생각이 있는지 묻자 "부산역까지 가려면 시간이 걸리니깐, 부전역에서 청량리로 가는 열차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많이 왕래할 것이다. 지금은 부전-청량리 간 KTX-이음이 다닌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고 언급했다.

70대 택시 기사는 "타본 사람에게 들어보니, 하루에 열차가 자주 없다더라"며 "운행 횟수를 늘리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전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여성은 부전-청량리 구간에 KTX-이음이 운행 중인 사실을 알지 못했다. 60대 여성은 "금시 초문이다. 부전에서 청량리를 가는 KTX가 생겼다는 것을 지금 알게 됐다"며 "강릉으로 열차가 가는 건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가게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강릉에서 온 사람들이 있다"며 "청량리에서 와서 이곳 지리(길)를 물어보는 사람은 아직까지 만나본 적 없다"고 했다.

또 "부전-청량리 간 KTX가 다닌다는 사실이 아직 홍보가 안되어 있을 것 같다. 보통은 서울 가는 KTX를 탄다면 부산역으로 가고 부전역을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며 "서울 가는 KTX 표가 없으면 ITX-새마을(마음)을 탔다"고 말했다.


부전역 인근 부전시장에 걸려 있는 현수막. 현수막 뒤로 서면 롯데호텔이 보인다. 부전역과 서면역은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다. 2025.6.25 / 철도경제

현재 부전역 이용객 중 '부전-청량리' 전 구간을 타는 승객은 얼마나 될까?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부전역에 근무하는 유현민 역무원은 "부전역 이용객이 광역전철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약 3100명"이라며 "부전-청량리 간 중앙선 KTX-이음 이용객이 하루 평균 약 700명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전역에서 승차한 승객 중 가장 많이 내리는 역(도착역)은 태화강역으로 전체 승차 인원의 16%를 차지한다"며 "강릉역 15.5%, 북울산역 6.8%, 원주역 5.8% 순이다"고 덧붙였다.

또 "중앙선 KTX-이음 승객만 놓고 보면, 부전역에서 타서 원주역에 내리는 인원이 21.6%로 가장 많고, 청량리역은 5.6%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전-청량리 KTX-이음 4만 9800원…이동시간 따져보면 나을 수도"

기자도 25일 부전역에서 오전 11시 9분 출발, 청량리역에 오후 3시 15분에 도착하는 KTX-이음을 타봤다. 앞서 24일 저녁, 서울에서 부산역에 올 땐 KTX-1을 탔는데 약 2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KTX-1보다 KTX-이음이 좌석도 넓고 편의시설이 잘 구비돼 있는 편이었다. KTX-1을 타고 4시간을 가려면 힘들 수도 있는데, KTX-이음은 부전역에서 청량리역까지 타는게 불편하진 않았다. 청량리역까지는 4시간 5분이 걸렸다.

부산역에 내려서 서면 등 도심으로 갈 때 1호선을 타고 약 20분 정도 이동해야 한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광안리나 해운대로 가려면 1시간이 넘게 걸린다. 반면 부전역은 서면·동래 등 도심과 가깝고, 부산역보단 해운대쪽으로 이동하는데 시간이 적게 걸린다.

서울에서도 동북권이나 경기 북부로 이동하려면 서울역보단 청량리역이 가깝다. 출발지-도착지(Door To Door) 간 소요시간을 따져보면 서울 동북·경기 북부에 거주하는 승객이 부산 서면으로 갈 때, 서울-부산 간 KTX를 타는 것과 청량리-부전 간 KTX-이음을 탔을 때 큰 차이가 없다.


25일 부전역에서 11시 9분에 출발해 청량리역까지 가는 열차를 직접 타봤다. KTX-이음 창문 밖으로 부전역 승강장이 보인다. 청량리역에는 오후 3시 15분에 도착했다. 2025.6.25 / 철도경제

운임도 저렴하다. 부산-서울 간 KTX 일반실을 타면 5만 9800원인데, 부전-청량리 간 KTX-이음 일반실은 4만 9800원으로 1만원 싸다. 왕복 2만 원을 아낄 수 있다.

장점이 있지만 아직까지 부전-청량리 간 KTX-이음을 타는 승객은 많지 않다. 기자가 만난 시민들의 말을 들어 보면, 관광객을 끌어 모으며 주목받고 있는 부전-강릉 간 ITX-마음보다도 덜 알려진 듯하다.

KTX-이음은 최고 시속 260km급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다. 6칸 1편성으로 좌석수는 381석이다. 중앙선처럼 시속 200km~250km급 준고속급 간선철도망에 투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차량이다.

코레일은 올해 1월 기준, KTX-이음 19대(114칸)을 보유하고 있다. 토요일 기준으로 강릉선 60회, 중앙선 18회(청량리-부전 6회), 중부내륙선 8회 등 총 78회 운행한다.

KTX-이음 1대당 하루 4.1회(운행횟수에서 총 보유대수를 나눈 값) 영업운행에 투입되고 있다. 실제 검수·정비 등을 위해 운행하지 않는 열차를 제외하면 운행 횟수는 이보다 높을 수도 있다. 이 수치는 사실상 여유 차량이 없음을 의미한다.

"중앙축, 4X4 준고속망 중 유일하게 완성…'경부축 KTX 수요분산' 활용"


부전역 대합실에 부전-청량리 간 중앙선 KTX-이음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5.6.25 / 철도경제

국가 간선철도망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기존선을 개량해 고속화하거나, 새로 철도를 놓는 곳도 있다.

국토부는 연초에 발표한 '2025년 업무계획'에서 '4X4 격자형 고속철도망 구축계획'을 제시했다. 남북축으로 동해선축, 중앙선축, 중부내륙선축, 서해전라선축을, 동서축으로 서울속초선축, 경강선축, 대구광주선축, 경전선축이 있다. 현재 완전 개통된 노선은 중앙선축이 유일하다.

이 철도망 계획은 KTX 서비스 수혜 지역을 '촘촘하게' 만드는데 방점을 두고 있는데, 완전 개통한 중앙선 등 일부 노선의 경우 기존 경부축 KTX 수요를 분산시키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이들 8개 노선은 모두 준고속급(시속 200~250km) 간선철도로, 앞으로 KTX-이음이 주력 모델로 투입될 전망이다.

KTX-이음을 새로 투입해야 할 노선도 늘고 있고, 동해선 등 이미 개통한 일부 준고속급 간선철도 구간에선 승객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보유한 KTX-이음 19대만으론 '증편'하거나 신규 투입하는게 사실상 어렵다.

코레일은 지난 2021년 12월 KTX-이음 14대(84칸) 발주해 차량 제작사인 현대로템과 계약을 맺었다. 새로 만든 KTX-이음이 본격적으로 운행을 시작하면, 승객들이 KTX-이음을 더 많이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템에선 1세대 KTX-이음 14대와 KTX-청룡 2대를 제작·공급하면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설계·생산 기술력과 노하우를 모두 갖추게 됐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제작을 마치고 순차적으로 코레일에 인도하고 있는 2세대 KTX-이음 14대의 경우, 2021년부터 영업 운행을 시작했던 1세대 KTX-이음보다 승차감, 소음, 진동을 개선했다.

무엇보다 현재 KTX-이음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대로템이 1세대 KTX-이음 제작 노하우를 살려, 당초 계약보다 4개월 빨리 초도편성을 코레일에 인도했다.


승차감, 소음, 진동을 개선한 2세대 KTX-이음. 현대로템은 당초 계약보다 4개월 빨리 초도편성을 코레일에 인도했다. KTX-이음을 조기에 납품하면서, 주요 준고속급 간선철도망 신규 투입 및 증편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시운전을 위해 서울역에서 대기 중인 2세대 KTX-이음 525호기. 2025.6.24 / 철도경제

코레일은 수요가 늘고 있는 동해선 부전-강릉 구간에 KTX-이음을 신규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중앙선 부전-청량리 간 KTX-이음도 현재 하루 왕복 6회 수준에서 왕복 18회까지 운행 횟수를 끌어 올릴 계획이다. 현대로템에서 KTX-이음을 조기에 제작·납품하면서 신규 투입이나 증편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올해 말이면 중앙선 부전-청량리 간 이동시간도 더 줄어들 전망이다. 안동-영천 구간은 시속 250km로 달릴 수 있게 건설됐는데, 고속에 대응할 수 있는 신호시스템 개량 사업이 늦어지면서, 지금은 이 구간에서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은 "올해 안에 안동-영천 구간 신호설비 개량 사업을 마칠 계획"이라며 "공사가 끝나면 현재 부전-청량리 간 3시간 56분에서 3시간 45분으로 11분 단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철도경제연구소장)은 "중앙선 부전-청량리 구간은 계획대로 KTX-이음을 증편하고, 신호개량 사업이 끝나 이동 시간이 줄면 더욱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며 "경부축 고속선은 수요 대비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이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소요 시간이나 가격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 중앙선 부전-청량리 구간을 잘 활용한다면 수요 분산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장병극 기자, 이승윤 기자
[출처 : 철도경제신문(https://www.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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