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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 구축 본격화, 수송력 높일 수 있나?" [기획]

[표 구하기 힘든 고속열차, 해법을 찾아라-⑥]
국내 고속선, 20년전 첫 도입 외산 ATC 사용
기술종속, 유지보수 비용·시간 증가…안전성↓
"운행장애·고장 줄어야 안정적 좌석 공급 가능"
국책 R&D로 KTCS-2 개발, 전라선서 시범사업
LTE-R망 구축, 열차제어정보 실시간 전송
"350km/h 이상 사용, 열차간격 2.4km 줄일 것"
"수송력보다 '안전성'이 핵심…고장발생률도 낮아"


2024년 한 해 동안 고속열차를 이용한 승객은 약 1억 1천만 명. KTX는 하루 평균 23만 4천 석, SRT는 5만 3천 석을 공급하고 있지만, 좌석은 늘 부족하다. 이제 '예매 전쟁'은 일상이 됐다. 고속차량을 더 사서 운행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 고속선 인프라를 확장·개선하고, 운영 기술도 '업그레이드'하는 등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철도경제신문>은 고속열차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와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다뤄 본다. / 편집자 주


KTX울산역 진출 방면으로 설치된 절대표지(Np). 역 인근이나 건넘선에만 설치된다. 현재 국내 고속선에는 해외에서 들여온 ATC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2025.7.21 / 철도경제

시속 300km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 선로와 열차에는 해외에서 들여온 열차제어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이 시스템을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 레벨2(KTCS-2, Korean Train Control System Level-2)로 바꾸는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국산 열차제어시스템으로 교체하면, 고속열차 좌석 공급 부족난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기존 외산 열차제어시스템을 사용할 때보다 선·후행 열차 간격을 줄여, 수송력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철도신호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승객들이 체감할 정도의 효과를 보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 사업을 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기존 고속 열차제어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외산 기술에 의존한 탓이다.

중요한 문제가 발생해서, 해외에서 기술자를 불러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한다. 고치는데 드는 비용도 해외 기업에서 부르는게 값이다.

국책 연구과제로 개발한 KTCS-2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4세대 철도무선통신망(LTE-R)을 사용하기 때문에 열차제어시스템 운용에 필요한 각종 설비를 간소화할 수 있고, 유지관리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기존 시스템보다 열차 운행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고속선에 KTCS-2 구축 사업이 마무리되면 고속선 운영 효율성을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안정적 좌석공급, 시설물 유지관리 '중요'…장애·고장 줄여야"


서원주역에서 안동방면으로 향하는 KTX-이음. 이 선로에는 KTCS-1이 구축돼 있다. 열차가 통과한 후 신호기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후행열차는 이 신호기를 넘어 이동할 수 없다. 2025.7.9 / 철도경제

철도 차량과 시설물 유지보수나 개량사업을 맡은 관련 기관과 부서에선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을 한다.

갑자기 차량이 고장나거나, 시설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문제가 생기면 열차가 지연 운행되거나 멈추는 등 차질을 빚게 된다. 그때 승객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평소에 유지관리가 잘 진행되고 있으면 열차는 정상 운행을 하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 결국 '이례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유지관리가 꾸준하게 이뤄져야만 승객이 열차를 이용할 때 '제 시간에 출발하고 도착'할 수 있다.

'고속열차 예매전쟁'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로를 더 깔고, 열차를 더 투입하는게 우선이겠지만, 이례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 좌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철도안전처가 작성한 '2024 철도 사고·장애 통계 현황 및 분석'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철도 신호장애는 "매년 20건 내외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고속철도에서 매년 3건 내외로 지속 발생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호제어장치의 경우 "특정 부품에서 장애가 집중돼 있지 않으나, 철도공사 고속선에서의 신호제어장치 장애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철도신호시스템은 선로, 차량과 함께 3대 안전설비에 속한다.

일정한 궤도를 따라 이동하는 철도의 시스템 특성 상 선행 열차와의 충돌을 막고, 곡선·기울기 등 선로 조건에 따라 열차가 안전한 속도로 운행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신호시스템이 종합적으로 제어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선행열차가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이를 후행열차에 전달하는게 중요하다.

철도 신호에는 '폐색(Block)'이라는 개념이 있다. 적당한 구간으로 분할해 해당 블록에선 1개의 열차만 운행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동일한 선로를 주행하는 열차가 충·추돌하는 것을 막는다.

기관사가 직접 통표를 가지고 있다가 역에서 주고 받는 시절이 있었다. 선행열차가 통표(이동권한)를 받아 다음 역을 출발하면, 뒤따라오는 후행열차는 이 역에서 출발하지 못하고 기다려야 한다. 사실상 역과 역 사이가 하나의 '블록'으로 지정돼 있는 셈이다.

이 개념을 기반으로 철도신호 기술이 발전해왔다. 지금은 역과 역 사이에도 여러 블록으로 나눌 수 있게 됐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궤도회로(레일에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 열차바퀴를 검지)를 구성해 열차 위치를 확인한다.

예를 들어 궤도회로를 통해 검지된 열차가 A블록으로 진입하면, 후행열차는 A블록으로 들어갈 수 없다. 블록마다 신호기가 설치돼 있어 제 속도로 진입이 가능할 때만 녹색불이 들어오게끔 '연동'돼 있다.


"철도신호, 3대 안전설비…차량 충·추돌 막는 핵심시스템"


국가철도공단 대전 본사 로비에 있는 '무선기반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 디오라마. KTCS-1, 2, 3 시스템별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2025.7.23 / 철도경제

기관사가 수동 조작하면서 신호기에만 의존해 운행하면 충·추돌 사고를 완전히 막을 수 없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선로(지상)에는 전송장치(지상자)가 설치돼 있고, 열차 운전실에는 지상자로부터 정보를 수신받아 허용 속도에 따라 운전하도록 유도하는 '차상 장치'가 있다.

1969년 경부선에 설치한 열차자동정지장치(ATS)는 허용 속도를 초과해 지상자를 통과하면, 5초간 경보음을 울린 후 자동으로 열차를 정지시킬 수 있는 장치다. 선행 열차와의 거리에 따라 신호기는 진행, 감속, 주위, 경계, 정지 등 단계별로 색깔이 다른 등을 표시한다. 이렇게 표시된 색깔이 허용 속도인 셈이다.

2010년부터 경부선 등 간선철도망에 ATS보다 안전성이 더 높은 ATP(열차자동방호장치)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럽표준규격(ETCS) 레벨1 규격으로 표준화·국산화한 KTCS-1이다.

국내에선 고속선을 제외한 주요 간선철도망에 대부분 구축을 마친 상태다. 시속 260km까지 속도를 내는 KTX-이음도 KTCS-1을 사용해 준고속선에서 달린다.

KTCS-1이 구축된 곳에선 열차가 지상에 설치된 발리스로부터 선행 열차의 위치에 따른 속도정보(가변 발리스), 선로조건 정보(고정 발리스) 등 정보를 제공받는다.

이 정보들을 발리스로부터 수신받은 열차는 속도 프로파일을 자동 계산해, 허용 속도로 운행하게끔 한다. 열차가 허용 속도를 초과해 달리면 자동으로 감속하거나 멈춘다.

차상 컴퓨터에 의해 목표 속도와 제동 거리 등을 계산해 선행 열차와 제동 여유거리를 유지하며 운전하는 방식을 차상제어거리 연산방식(Distance To Go)이라고 한다.


"KTCS-2 두뇌 'RBC'…열차제어정보 실시간 생성, LTE-R로 전송"


경기 의왕 소재 코레일 인재개발원에 있는 KTX-1 운전 시뮬레이터. 천안아산역 진입을 가정하고 시뮬레이터를 가동하고 있다. 운전실 내 차상신호장치에 속도코드 270이 표시되고 있다. 고속선에는 시속 300km으로 달리기 때문에 기장이 육안으로 지상 신호기를 확인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지상 선로변에 신호기를 설치하지 않고, 운전실 내부에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축했다. 2025.7.25 / 철도경제

현재 국내 고속선에선 ATC(Automatic Train Control)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2004년 경부고속철도 건설 당시 프랑스에서 도입한 시스템이다.

KTCS-1과 비교하면 작동 방식이 조금 다르다. 고정·가변 발리스가 아닌, 레일에 구성한 AF궤도회로를 통해 차상으로 열차 제어정보를 보낸다. 열차가 발리스를 통과할 때만 정보를 주고 받는게 아니라 궤도회로를 통해 연속적으로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선행열차의 위치에 따라 폐색구간(블록)별로 속도코드를 자동으로 계산해 후행열차에 전송한다.

시속 300km, 270km, 230km, 170km 순으로 단계별로 '속도코드'를 차상장치에 전송해 주는데, 이 속도코드에 따라 기장이 운전을 하는 방식이다. 폐색구간(블록)은 1.5km~3km 간격으로 나눠져 있다.

지난 25일 KTX 운전 시뮬레이터가 설치돼 있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인재개발원에서 KTX 운전실 내 '차상장치'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직접 확인해봤다.

열차가 천안아산역에 정차한다고 가정하고 시뮬레이터를 작동시켰더니, 시속 300km로 달리던 열차가 천안아산역에 진입하기 약 7~8km 전쯤 시속 270km 코드가 운전실 모니터에 떴다. 패색구간(블록)을 통과할 때마 단계대로 시속 270km, 230km, 170km으로 순으로 바뀌었다.

김민길 코레일 인재개발원 운전교육센터 교수는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열차에선 기장이 눈으로 신호기를 확인할 수 없다"며 "고속선에는 지상 선로변에 신호기가 없다. 운전실에서 차상장치 모니터에서 허용 속도 등 정보를 볼 수 있고, 경고음도 울리게끔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 순천 황전면에 소재한 전라선 구례구역 신호통신실 내부에 KTCS-2 무선폐색제어센터(RBC)가 설치돼 있는 모습. 2025.7.14 / 철도경제

그렇다면 기존 고속선 ATC를 대체하게 될 KTCS-2 구축 사업은 어디까지 진행됐을까?

지난 14일 전라선 구례구역에 가봤다. 전라선은 KTCS-2 연구개발을 끝낸 후, 실용화를 위한 목적으로 처음 시범사업을 한 노선이다.

국가철도공단은 연구개발비 339억 원을 투입, 지난 2014년 12월부터 2018년 6월까지 KTCS-2를 개발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 13개 기관·기업이 참여한 대형 국책 R&D였다.

이후 2018년 7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전라선 익산-여수엑스포 간 180km 구간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해 성능을 최종 검증하고 상용화 실적도 달성했다.

당시 전라선에 KTCS-2 지상장치를 설치하고, 기존 KTX-1에 KTCS-2 차상장치를 설치해 운행했다.

구례구역 신호통신실 내부에는 무선폐색제어센터(RBC, Radio Block Center) 2대가 설치돼 있다. 언뜻 보면 '서버'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 장치는 KTCS-2에서 '두뇌'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장치다.

KTCS-2 지상 장비 구축을 맡았던 용성완 대아이타이 철도기술연구소 상무는 "KTCS-1에선 발리스를 통해 열차제어 정보(선행 열차의 위치에 따른 속도정보)와 선로 정보 등을 전송하는데, KTCS-2는 LTE-R(4세대 철도전용 무선통신망)을 통해 정보를 송신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RBC가 열차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이동가능 거리 등 열차제어 정보를 실시간으로 생성하고, 이 정보를 LTE-R망을 통해 무선으로 차량에 전송해주는 역할을 한다"며 "차량에 설치된 컴퓨터가 RBC로부터 무선으로 수신받은 정보를 기반으로, 최적의 운행속도(속도 프로파일)를 계산해 허용 속도로 운행하는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손운락 한국철도신호기술협회 회장은 "KTCS-1은 발리스를 통과할 때만 정보를 주고 받기 때문에 '불연속성'이 있다. 다음 발리스를 통과하기 전까진 그 전에 받은 정보에 의존한다"며 "KTCS-2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어 '연속성'을 가지고 있단 점에서 KTCS-1에 비해 안전성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철도공단 "열차간격 10.5km→8.1km, 수송력 1.2배 증대 효과"

KTCS-2는 AF궤도회로가 아닌 무선통신으로 실시간으로 열차제어 정보(이동권한)를 전달하고, 차상장치에서 운행 가능 속도를 계산한다.

고속 ATC처럼 KTCS-2도 신호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궤도회로와 발리스가 존재하지만, 주로 열차 위치를 정확히 검지하거나 보정하는 용도로 쓰인다. 폐색구간(블록)은 600m~3km까지 구성할 수 있다.

용성완 대아티아이 상무는 "KTCS-2는 선로변에 설치했던 송·수신, 제어설비 등을 대폭 간소화할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도공단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고속 ATC의 경우 선행열차와의 간격이 10.5km인데, KTCS-2로 개량하면 8.1km로 약 23%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열차 간격이 줄어들면, 열차를 추가로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수송력을 높일 수 있다. 철도공단은 수송력이 1.2배 이상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용성완 대아티아이 상무는 "KTCS-2가 수송력 증대 효과보단 '안전성' 측면에서 고도화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발리스를 이용해 정보를 주고 받는 KTCS-1과 비교했을 때 무선통신망을 활용하는 KTCS-2의 경우 실시간으로 지-차상 간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이례 상황이 생기면 바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고 말했다.

KTCS-2로 완전히 개량해 운영하기 위해선, 지상에 설치된 고속 ATC 장치뿐만 아니라, 차상장치도 교체해야 한다. 코레일은 현재 운행 중인 KTX-1, KTX-산천 등에 설치된 ATC 차상장치를 모두 KTCS-2로 바꾸기로 한 상태다.

KTCS-2는 ETCS-2 규격으로 표준화·국산화한 열차제어시스템으로, 하위 레벨인 KTCS-1과도 호환된다. 간선철도망에 KTCS-1이, 고속철도망에 KTCS-2가 설치돼 있다면 차상장치는 KTCS-2만 설치해도 된다. 도시철도를 제외한 전국 철도망을 서로 호환되는 표준화된 열차제어시스템으로 구축할 수 있단 장점이 있다.

차상장치를 교체하는데 약 2500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코레일이 철도공단으로부터 사업을 위탁받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철도공단은 "현재 고속철도에 적용된 외산 ATC를 다시 들여와 개량했을 때보다, KTCS-2로 교체하면 약 1조 2149억 원을 아낄 수 있어, 수입 대체 효과가 매우 크다"며 "기존 ATC보다 고장 발생률도 5.81배 낮아 열차 정시 운행을 실현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경부고속선을 시작으로, 호남고속선과 수서고속선 등 2028년까지 전체 고속철도 노선에 KTCS-2를 우선 적용할 계획"이라며 "이후 일반철도까지 확대 도입해 국민 편익을 증진시키고, 철도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 장병극 기자, 이승윤 기자
[출처 : 철도경제신문(https://www.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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