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거미줄 고속철도망...도심 지하는 180km/h 급행전철" [2024년 철도이슈]
고속鐵 20주년, 320km/h '청룡' 첫선...해외수출 쾌거도
서해·중부내륙·중앙·동해선 개통...격자형 철도망 '윤곽'
광역·도시철도 50주년...GTX·비수도권 광역철 시대 개막
여주-원주 착공, GTX-B·C는 아직...서울 경전철 '위기'
사상·탈선사고 잇달아...철도노조 총파업 일주일만 '합의'
국내서 수소철도차량 첫발...'수소트램' 대전 2호선 착공
2024년은 고속철도 개통 20주년, 도시·광역철도 개통 50주년, 그리고 GTX 개통 원년이었다. 10여 개에 달하는 철도노선이 개통했고, 시속 320km급 KTX-청룡이 첫 운행을 시작했다. 국산 기술로 만든 동력분산식 고속열차가 해외에 처음 수출하는 쾌거도 이뤄냈다. '한국 철도의 절정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철도경제신문>은 2024년을 마무리하며, 올해 주요 철도 이슈를 정리해봤다. / 편집자 주.
고속철도 20년, KTX-청룡 운행…해외에 고속車 첫 수출

경부고속선을 달리는 KTX-청룡 복합열차. 2024.05.10 / 박병선 객원기자
2004년 4월 1일,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개통한 고속철도인 KTX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프랑스의 기술을 도입해 첫 운행을 시작한 후, 2008년 국산 기술로 KTX-산천을 생산하면서, 세계에서 네번째로 고속열차를 상용화한 국가가 됐다.
2021년 1월 시속 260km급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인 KTX-이음(EMU-260)이 중앙선에서 운행을 시작한 후, 지난 5월 1일부터 시속 320km급 고속열차인 KTX-청룡(EMU-320) 2개 편성이 경부·호남고속선에 투입돼 첫 운행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동력집중식 모델에 이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해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코레일과 SR에서 차세대 고속열차 도입을 결정하면서, EMU-320을 신규 발주해 현대로템에서 제작 중이다. 오는 2027년경부터 전국 고속철도 노선에 차세대 고속열차를 확대 운행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이 제작·공급하는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차량(EMU-250) 조감도. / 사진=현대로템
지난 6월에는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한 고속철도 차량을 처음으로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국내에서 고속열차를 운행한지 20년 만에, 한국형 고속열차를 개발한지 30년 만이다.
이 사업은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UTY, Uzbekistan Temir Yo’llari)가 발주한 약 2700억 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이다.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하는 차량은 시속 250km급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으로 KTX-이음을 현지 환경에 맞게 최적화한 모델이다. EMU-250 6개 편성(7칸 1편성)을 제작해 우즈베키스탄으로 수출한다. 현대로템은 차량 제작·공급을, 코레일은 차량 유지보수를 맡았다.
격자형 간선철도망 성큼...서해·중부내륙·중앙·동해선 개통

19일 안동역에서 열린 중앙선 철도 완전 개통 기념식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등 내외빈들이 축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4.12.19 / 박병선 객원기자
올해에는 굵직굵직한 간선철도망이 잇달아 개통했다.
11월 2일, 서화성-홍성 간 연장 90km의 서해선과 평택-안중을 잇는 평택선 단선전철, 그리고 신창-홍성간 복선전철이 동시에 개통했다.
3개 노선이 개통하면서, 경기 서남부와 충남 서북부 간 1시간대에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됐다. 또 서해안 항만과 내륙을 잇는 화물 철도망 기능까지 더해져, 서해안 권역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당초 서해선의 경우 홍성에서 서화성을 넘어 원시-김포공항-대곡까지 이어져 서울·경기북부와 접근성을 높이겠단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서화성-원시 구간이 이번에 함께 개통하지 못하면서, '반쪽짜리 철도'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서해선 서화성-홍성 구간은 시속 250km급 준고속선인데, 수요 부족 등을 예상해 시속 150km급 열차인 ITX-마음을 투입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운영기관 등에선 서해선이 완전 개통하면 KTX-이음을 운행하겠단 계획이다.
2021년 부발-충주 간 중부내륙선 1단계 구간을 개통한 후, 지난 11월 30일에는 충주-문경 간 중부내륙선 2단계 구간을 개통했다. 부발-문경 간 총 연장 93.2km로, 시속 230km급 준고속선이다.

서해선 삽교고가교 전경. 지난 2월 22일부터 전기공급에 들어가 시설물 검증 등 시험을 진행 중이다. 홍성-송산 간 서해선 복선전철은 오는 10월 개통할 예정이다. (=2024.4.24 촬영) / 사진=국가철도공단(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도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1단계 구간 개통 후 부발에서 판교까지 기존 경강선과 연계해 운행 구간을 연장했다. 이번에 2단계 구간까지 개통하면서, 판교-문경 간 1시간 30분 만에 갈 수 있게 됐다.
1942년 단선비전철로 개통한 중앙선은 82년 만에 준고속급 복선 전철로 재탄생해, 12월 19일 완전 개통했다. 청량리-원주-제천-안동-영천-경주 간 총 연장 328km에 이른다. 경주에서 이미 개량사업이 끝난 동해선 경주-태화강-부전 구간과 연계해, 청량리-부전 간 KTX-이음이 다니게 됐다.
총 소요시간은 약 4시간. 현재 진행 중인 신호시스템 개량작업까지 마무리하면, 소요시간은 약 30분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운행 횟수도 하루 왕복 18회까지 늘어나게 된다.
강릉-삼척-울진-영덕-포항-경주-태화강-부전을 잇는 동해선 건설사업도 마무리돼, 새해 첫날부터 운행을 시작한다. 철도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울진 등 동해축에도 최고 시속 200km급 철도가 구축됐다. 부전-강릉, 강릉-동대구를 한번에 잇는 ITX-마음이 다니게 된다. 수요를 고려해 내년 말께 KTX-이음을 투입할 예정이다.
광역·도시철도 50주년, 대경·별내·하양연장선 개통..."GTX 시대 개막"

GTX-A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이 12월 28일 개통했다. 기관사가 운정중앙역 방면으로 열차를 운행하는 모습. 2024.12.23 / 철도경제
국민들의 희로애락을 싣고 출퇴근 길을 달렸던 도시·광역철도가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했다. 1974년 8월 15일, 수도권 광역철도는 경부·경인·경원선을, 서울지하철은 1호선 서울역-청량리 구간을 개통하면서 도시철도를 처음 선보였다.
수도권 광역철도가 지난 50년간 싣고 달린 승객은 무려 340억 명. 대한민국 오천만 국민이 한 사람당 680번 탄 셈이다. 그 사이 연간 수송인원은 개통 당시 2900만 명에서 지난해 기준 10억 9700만 명으로 40배 가까이 늘었고, 노선길이는 최초 74㎞에서 741㎞로 10배 이상 확장됐다. 하루 열차 운행횟수는 215회에서 2591로 약 12배 증가했다.
서울지하철 역시 지난 50년 동안 2, 3기 지하철 계획을 거쳐 9호선까지 노선을 확장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긴 도시철도망 중 하나로 성장했다.

대곡역에는 GTX-A 모든 구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례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종합상황센터가 있다. 철도운영기관 중 최초로 안전관제설비까지 구축하는 등 안전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 2024.12.23 / 철도경제
도시·광역철도는 최고 시속 180km로 달리는 GTX-A 개통과 함께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 3월 남부 수서-동탄 구간이 개통했고, 뒤이어 12월 북부 파주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이 개통했다. GTX-A 개통으로 기존 80분 이상 걸리던 수서-동탄 이동시간은 약 20분으로 단축됐으며, 운정중앙-서울역 이동시간은 최대 90분에서 22분까지 줄었다. 수도권 남북부 주민의 서울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
또 지난 8월 서울 강동구와 남양주를 연결하는 8호선 별내 연장이 개통하면서 경기 북부 주민의 교통편의는 한층 나아졌다는 평이다.
이에 더해, 12월 구미-대구-경산을 연결하는 경북권 광역철도 대경선과 대구 1호선을 경북 경산으로 연장하는 안심-하양 복선전철이 연달아 개통하면서 비수도권 지역 광역철도 시대도 열렸다.
희비 엇갈린 철도사업, 해넘긴 GTX- B·C 착공...서울 경전철 '빨간불'

1월 12일 서원주역에서 열린 경강선 여주-원주 복선전철 착공식. / 사진=여주시
올해 철도 사업의 희비는 엇갈렸다. 여주-원주 복선전철,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신분당선 연장 등은 첫삽을 뜬 반면, GTX-B·C 착공은 결국 해를 넘겼다. 서울 경전철 사업에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주-원주 복선전철은 동서축 철도망의 핵심사업이다. 올해 초 착공식을 열고 용지보상·지장물 이설 등 초기작업 중이다. 강원-수도권 간 접근성을 개선하고, 향후 수서-광주·월곶-판교선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통 예정시기는 2028년이다.
수도권 서남부를 수직 연결하는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은 올 여름 화성시 공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착공에 돌입했다. 수도권 광역교통의 또 다른 해법으로 평가받고 있는 노선이다. 개통 목표는 2029년. 신분당선을 호매실까지 연장하는 사업도 지난 10월 첫삽을 떴다. 이 구간은 수원시에서 사업비를 부담하며, 구운역 등 5개 역사가 신설된다. 2029년 개통이 목표다.
GTX-B, C 착공은 연초에 열린 착공식이 무색하게 1년 가까이 늦어지고 있다. 금융조달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서다. 거액의 민자사업 여러 개가 금융시장에 쏟아지면서, PF모집과 금융약정 체결이 늦어졌다. 내년 상반기에는 금융약정을 마무리하고 착공계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경전철 사업은 논란의 연속이다. 위례신사선이 GS건설 철수 후 결국 재정 전환되는 가운데, 사업지연에 반발하는 지역주민과 서울시 간 갈등은 소송전까지 번졌다. 동북선에선 도심 공구마다 1000억 원가량 적자가 발생하면서 공정이 늦어지고 있으며, 서부선은 최근 민간투자심의원회를 통과했으나, 수익성 악화로 건설투자자를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안타까운 사고...구로역서 작업자 사망·고모역서 KTX 탈선

사고가 발생한 구로역 구내 선로. 구로역에서 부산방면으로 바라 본 모습이다. 2024.8.9 / 철도경제
8월 9일 오전 2시 20분경 구로역에선 안타까운 사상사고가 발생했다. 구로역 구내에서 전차선 보수작업 중인 작업차량(모터카)의 상부 작업대가 옆 선로를 지나던 선로검측자와 부딪혔다. 이 사고로 코레일 직원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당시 선로 상부에 설치돼 있는 전차선 보수 작업을 위해 모터카의 작업대를 올렸는데, 옆선로로 작업대를 움직였다고 한다. 작업대는 상·하뿐만 아니라 좌·우로도 움직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미리 통보받지 못한 선로검측차가 달려왔고, 결국 모터카 작업대를 그대로 쳤다. 작업대에 타고 있던 직원들이 추락하면서 사상사고가 발생했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유사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8월 18일에는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역으로 향하던 KTX-산천이 고모역 인근에서 탈선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당시 열차를 운전하던 기장이 해당 구간을 지나다가 차량 이상이 감지돼, 열차를 정차시켜 직접 확인했고, 열차 바퀴 1개가 궤도를 이탈한 것을 발견했다. 다행히 사고로 다친 승객은 없었다. 하지만 8월 징검다리 연휴 마지막날 이 사고가 나면서, 경부고속선을 운행하던 열차들이 3시간 넘게 지연돼 승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앞서 3월에는 1호선에서 운행하던 신규 전동차들을 중심으로, 하부 전기장치에 화재·연기가 나는 등 고장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이상전압으로 보조전원장치(SIV) 내부의 퓨즈 소손이 발생한 것"이라며 "안전측 동작(Fail-Safe)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1호선은 교류전압을 사용한다. 코레일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교류전원 방식을 사용할 때 '순간적인 이상전압'이 모두 발생하는 불가피한 문제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연구가 해외에서도 활발히 진행 중"며 "신형 차량-기존 시설 간 인터페이스 불일치 등 문제도 개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신형 기관차나 간선열차들을 도입하는 과정에서도 유사한 문제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안정화 작업을 추가로 진행했고, 현재는 신형 전동차들이 정상 운행하고 있다.

12월 4일 오전 11시 서울역 매표소 앞에 철도노조 총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철도노조는 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2024.12.4 / 철도경제
12월 5일부터 철도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일주일동안 파업이 이어지다가, 11일 노사간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파업을 중단했다. 철도노조는 4조 2교대 전환, 신규 개통노선 부족 인원 충원, 임금체불(성과급 지급 정상화) 및 기본급 인상 등을 내세웠다.
특히, 이번 파업에서 노조는 기재부와 국토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올해 9개에 이르는 신규 노선이 개통함에도 불구하고 신규 인력이 충원되지 못하고, 외주화가 이뤄지는 등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성과급 지급 정상화 문제도 기재부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등에서 중재하면서, 파업은 극적으로 타결됐다.
한편, 한국교통안전공단(철도안전정보종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철도사고는 43건, 사상자 29명(사망 21명, 부상 8명), 운행장애 112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철도사고는 37.1%, 사상자는 9.4%, 운행장애는 7.4% 줄었다.
수소철도차량 첫발, 대전 2호선 착공...수소트램 첫 상용화 노선

대전시는 12월 11일 유등교 상류 둔치에서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공사 착공식을 개최했다. / 사진=대전시
우리 철도의 미래도 엿볼 수 있었다. 국내 철도에서 수소철도차량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대전 2호선은 운행 차량과 시스템을 수소전기트램으로 결정하고, 11월 16일 정부 기본계획 승인 이후 28년 만에 첫 삽을 떴다.
대전 2호선은 총 연장 38.8km로 대전 내 5개 자치구를 순환하는 노선이다. 정거장 45개소와 차량기지 1개소를 만든다. 사업비만 1조 5098억 원이 투입된다. 앞으로 3년 6개월 간 공사를 하고, 이후 6개월 간 시운전을 거쳐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노선에 투입되는 수소전기트램 34개 편성은 현대로템에서 제작한다. 첫 상용화 물량이기도 하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해 11월 14일부터 울산항역-태화강역 철도에서 수소전기트램 최종 실증운행을 하면서,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9월 2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이노트랜스 2024' 외부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현대로템이 제작한 수소전기트램 실차를 살펴보고 있다. 2024.9.24 / 철도경제
수소전기트램은 국가연구개발과제로 개발했다. 1회 충전으로 200km 이상 주행할 수 있고, 도심 내 전력 공급선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는 완전 무가선 방식이다. 수소로 전기를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이 나오지 않고, 미세먼지까지 정화할 수있다.
현대로템은 2026년 하반기 최초 1개 편성을 시작으로, 2028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34개 편성을 모두 제작해 납품할 계획이다. 대전 2호선을 시작으로 울산 1호선 트램 노선 등에서도 수소전기트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9월 독일 이노트랜스(InnoTrans) 수소철도차량 개발 구상을 선보인 현대로템은 수소전기트램을 비롯, 친환경 모빌리티 개발·구축에 주력하겠단 방침이다. 11월에 열린 한국철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선 트램뿐만 아니라, 향후 개발할 예정인 수소동차, 수소동력차(동력집중식), 수소기관차 등 다양한 수소철도차량 라인업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 정리=장병극 기자, 최석영 기자
[출처 : 철도경제신문(https://www.redaily.co.kr)]